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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서

깊이 있게 나를 들여다 보는 시간, 데미안

by harumood 2020.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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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모든 책을 버렸다.

다시 보지 않을 거라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그나마 선물 받았던 세 권의 철학책을 남겨두었다.

 

데미안

젊은 베르터의 고뇌

햄릿

 

 

제일 먼저 집어든 데미안을 2020년의 중순이 되어서야 읽게 되었다.

사실 올해 읽고 싶은 리스트의 우선순위도 아니었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도서관도 문을 닫다 보니, 그저 손이 가는 데로 읽게 되었다.

 

그 유명한 구절

 

 

 

 

나는 그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던지?

 

이 문장은 여전히 내 마음을 설레게 하였고, 다시금 내가 그렇게 살고 있는지 생각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매일 흔들리며 살아가는 자신에게 

매일 고민하고 자책하는 자신에게

그러지 말고 스스로를 믿으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표시해 둔 책 속 문장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으며 상념에 빠지기도 하였다.

 

언제나 현실은 철학만으로 살아갈 수 없지만, 마음속 한 구석 헛헛함을 채워주고 인생의 여정을 함께한다고 느껴진다.

 

생각날 때마다 다시금 꺼내 읽고 싶은 문장들을 정리하며 오늘도 간단하게 글을 마무리해본다.

 


 

103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건 죄악이야. 사람은 거북이처럼 자기 안으로 완전히 기어들어 갈 수 있어야 해."

 

109

나는 외부 세계에는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으며, 며칠 동안이고 나에게만 몰두했다. 내 마음속에 귀 기울이고, 내 안에서 비밀스럽게 흐르는 강물 소리만을 들었던 것이다.

 

111

"싱클레어, 내가 이해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이런 안개 낀 저녁에 가을의 상념에 젖어 거닌다면, 그건 아주 범상한 일은 아니야."

 

150

사랑은 그 두 가지 모두였고, 그 두 가지 이상의 것이었다. 사랑은 천사의 형상이자 악마였고, 남자이자 여자였으며, 인간이자 짐승이고, 최고의 선이자 극단의 악이었다. 이런 삶을 사는 게 내 소명인 듯했고, 그런 삶을 맛보는 게 내 운명인 듯했다. 나는 내 운명을 동경하는 동시에 두려워했다. 하지만 운명은 언제나 거기 있었고, 언제나 내 위에 존재했다.

 

152

나는 그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던지?

 

154

나는 늘 나에게만 몰두해 있었다. 나는 언젠가 한 번은 제대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내 안에서 무언가를 세상에 내보내고, 세상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싸워 보기를 갈망했다.

 

154

어떤 것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을 가져다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자신이다. 그 자신의 열망과 필연이 거기로 인도한 것이다.

 

163

"이제 철학을 좀 연습해 봅시다. 입은 닥치고 엎드려서 생각을 좀 하자는 거요."

 

173

당신은 남들과 자신을 비교해선 안 됩니다. 자연이 당신을 박쥐로 창조했다면, 당신은 자신을 타조로 만들려 해선 안 됩니다. 이따금 당신은 자신을 타조로 만들려 해선 안 됩니다. 이따금 당신은 자신을 스스로 괴상하다 여기고, 자신이 대다수 사람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을 자책하곤 합니다. 그러지 마세요. 불을 보세요. 구름을 보세요. 그래서 예감들이 떠오르고, 당신 영혼의 목소리가 말하기 시작하면, 지체 없이 그런 것에 당신을 맡기세요! 그렇게 하는 게 선생님이나 아버지 또는 그 어떤 신에게 어울리는지, 혹은 그들 마음에 들지 어떨지 묻지 마세요! 그런 물음이 모든 걸 망치는 겁니다. 그런 물음 때문에 보도 위로만 걷다 화석이 되고 마는 거예요.

 

202

깨어 있는 인간에게는 단 한 가지 의무 외에 다른 어떤 의무도 없었다. 그 의무란 자기 자신을 찾고, 자기 안에서 확고해지고, 어디로 향하든 더듬더듬 자신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217

그럼 왜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 사람은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될 수 없을 때만 두려움을 느껴.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알게 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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