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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각

비오는 야외결혼식을 보며 오버랩되었던 영화 어바웃타임, 그리고 삶

by harumood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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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결혼식을 보며 오버랩되었던 영화 

<어바웃타임>, 그리고 삶

About Time, and Life

몇일 전 지인이 결혼을 했다.


말로만 듣던 야외결혼식을 한단다.


하지만 그 날 비 소식이 있었고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날이었다.


식 5분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야외에서 당황한 사람들은 수군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신부의 기분을 걱정하기도 하고, 어디에 앉아야 하나 방황을 하기도 했다.


천막을 치고 의자의 물기를 닦기도 하고 모두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기적같이 비가 그쳤다.


촉촉한 공간안에서 결혼식이 이루어졌고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눈물을 조금 훔치기도 했다.


그런데 하나같이 주변사람들이 마치 이 순간이 영화 <어바웃타임>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걸 좋아하기에 이 영화를 보고 함께 공감하고 싶었고, 

비오는 야외결혼식 장면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연출되었을지 궁금하여 이 순간을 잊기전에 <어바웃타임>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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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불을 꺼둔 채 주황색 스탠드 조명에 의지하며 오랫만에 보는 영화는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고 몰입되었고, 순간 순간의 대사와 장면들이 와닿았다.




아버지는 팀에게 시간여행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거의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살아보라는 것.


처음엔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두번째 살면서는 느끼면서 말이다.





그렇게 하루를 다시 살아 본 팀은 순간 순간의 감사함을 충분히 만끽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에도 가벼운 농담으로 동료를 위로하고


빵집 점원과 계산하며 오가는 대화에서도 조금더 친절한 미소로 대답을 하며 


내가 지금 서 있는 공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고


지하철에서 옆사람의 이어폰 소리가 너무 커도 함께 음악을 즐기는 여유까지,


(물론 이부분은 그렇게 공감하지 못하고, 팀을 대인배로 생각했으나...^^;)



그렇게 보낸 하루는 힘든게 아니라 매우 괜찮은 날이 되었다.





어떤 날은 물론 한 번만으로 충분한 날도 있다. 


아버지가 암에 걸리셨다.


그들에게 시간이 없다는 걸 알게 된 팀과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어린시절 산책을 하던 순간으로 돌아가 둘만의 시간을 즐긴다.


이 장면에서 이 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을 때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지만 한편으론 가슴이 아렸다.


나와 가족 그리고 나의 애인, 친구들을 떠올리며 그들과 보내는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인지 감사함을 느꼈다. 


영화를 보기 전 아빠와 웃으며 나누던 시시콜콜한 이야기


남자친구와 마트에서 장을보며 소소한 일상에 행복했던 우리의 모습


힘들지만 친구와 서로를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순간들이 모두 아름답게 느껴졌다.


새삼스럽게 눈물이 핑 돌았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인걸 알기 때문이다.




이제 난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

하루를 위해서라도



그저 내가 이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완전하게 즐겁게 

매일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우린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항상 함께 시간 여행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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